[천자칼럼] 스포츠 스타 2세

입력 2015-05-26 20:33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대를 이어 사랑받는 스포츠 선수들이 많다. 가장 유명한 가업승계형 부자(父子)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켄 그리피 시니어와 켄 그리피 주니어다. 이들은 부자가 한 경기에 같이 출전한 진기록을 남겼다. 2번 타자로 출장한 아버지와 3번 타자로 나온 아들이 백투백 홈런을 날리는 등 명장면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21년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만 선수생활을 한 칼 립켄 주니어도 아버지와 함께 메이저리그를 누볐다. 1982~1998년 2632경기 연속 출장기록을 세워 ‘철인(Iron Man)’이란 별명으로 불린 그는 은퇴 경기였던 2001년 올스타전에서 박찬호로부터 홈런을 기록해 한국팬들의 기억에도 생생하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동료인 강타자 프린스 필더의 아버지 세실 필더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뛴 적이 있는 홈런타자다. 바비 본즈와 배리 본즈도 유명하다. 추신수의 FA 계약에서 비교 대상이었던 제이슨 워스는 3대째 메이저리거다.

프로축구에서는 이탈리아 선수 체사레 말디니와 파올로 말디니의 진기록이 늘 화제다. AC밀란의 레전드 수비수 체사레 말디니는 1963년 주장 완장을 차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았다. 아들 파올로도 2003년 AC밀란 주장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정복했다.

골프계에도 제이 하스와 아들 빌 하스, 크레이그 스테들러와 아들 케빈 스테들러 등 부자선수가 많다. 하지만 부모의 그늘이 너무 큰 탓인지 2세들이 모두 대스타로 성장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보비 존스, 잭 니컬러스, 세베 바예스트로스 등 역대 ‘전설’의 아들 한두 명씩은 골프를 했지만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요즘은 골퍼가 아니라 다른 분야 스타들의 2세가 오히려 각광받고 있다. 조창수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과 왕년 배구스타 조혜정의 두 딸 조윤희와 조윤지, 김호철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감독의 아들 김준, ‘해태 왕조’의 중심 타선 김준환의 딸 김상희가 프로골퍼다. 김용희 SK 와이번스 감독의 아들 김재호, 축구스타 고정운의 딸 고아라도 골프선수다.

엊그제 유러피언투어 BMW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병훈은 ‘한·중 핑퐁 커플’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의 운동선수 유전자를 받았고, 어릴 때부터 운동을 생활화했으며, 인내심과 집념도 배웠을 것이다. 게다가 안병훈은 타고난 신체 조건에 부모의 후광까지 뛰어넘었으니 더욱 기대가 크다. 그의 별명처럼 세계에 울리는 빅벤(Big Ben)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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